- 1일부터 바이오디젤 섞은 경유 판매
- 소비자 선택·구별방법 없어..품질보증 `논란`
[이데일리 안승찬기자]
오는 1일부터 바이오디젤이 정유사를 통해 전국에 보급된다. 바이오디젤은 대두유, 폐식용유, 유채유, 쌀겨, 해바라기, 팜유 등을 이용해 만든 식물성 연료다.
SK㈜, SK인천정유,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들은 지난 3월 산업자원부와 자율협약을 맺고, 7월부터 연간 9만㎘의 바이오디젤을 2년간 보급키로 했다.
바이오디젤은 콩이나 유채 기름 등을 가공한 것이어서 원유처럼 고갈될 우려가 없고, 각종 공해물질도 덜 배출되는 친환경연료다. 독일이나 프랑스 등에서는 10년전부터 일반 경유에 5%의 바이오디젤을 섞은 `BD5`를 사용해왔다.
"소비자 바이오디젤 구별·선택 방법 전혀 없어"
7월부터 바이오디젤을 5% 섞은 `BD5`만 일반에 보급되고, 바이오디젤을 20% 섞은 `BD20`는 자가정비시설이나 자가주유시설을 갖춘 버스·트럭회사에만 보급된다.
따라서 내달 1일부터 일반 소비자들이 주유소에서 경유를 넣을 경우 바이오디젤이 섞인 BD5일 가능성이 높다. 산자부에서 BD5를 일반 경유와 같은 `경유`로 분류해놓고 있어, 정유사들이 일반 경유와 바이오디젤을 섞은 경유라는 점을 분리해서 판매하지는 않는다.
굳이 바이오디젤이 전혀 섞이지 않은 경유를 넣고 싶다면 정유사들이 별도로 내놓은 프리미엄 경유를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주유소에서 판매된 경유가 반드시 바이오디젤이 섞인 BD5라는 보장도 없다. 정유사들이 연간 판매하기로 약속한 바이오디젤은 연간 9만㎘로, 지난 2004년 경유 사용량 3400만㎘의 0.3%에 불과하다. 또 산자부에서는 바이오디젤을 5% 이하로 섞은 경우 모두 `BD5`로 인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유사들은 약속한 연간 9만㎘의 바이오디젤을 소비하기 위해 모든 경유에 0.3% 가량의 바이오디젤을 넣어 판매할 수도 있고, 5% 바이오디젤을 섞어 예정된 바이오디젤 물량을 소진한 다음부터는 일반 경유만 판매할 수도 있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주유소에서 넣은 경유가 바이오디젤이 섞인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이지 구별할 수 방법도, 선택할 수 있는 방법도 없는 셈이다.
"바이오디젤 문제 생긴다면 법적책임은 누가?"
그렇다면 BD5와 일반 경유는 품질 차이가 전혀 없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BD5의 경우 일반 경유와 품질차이가 없다는 견해다. 이 때문에 산자부에서도 BD5와 일반 경유를 법적으로 구분하지 않고 동일한 품목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디젤을 20% 섞은 BD20의 경우 품질에 대한 논란이 있다.
산자부에 따르면 4년간의 BD20에 대한 시험보급기간 중 자동차제조사, 자동차부품사, 소비자보호원, 바이오디젤전문가 등으로부터 필터막힘현상에 의한 차량의 운행정지, 시동불량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바이오디젤은 날씨가 추워지면 응고되는 성질이 있고, 산화안정성도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바이오디젤에 대한 품질 보증을 문서화해달라는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바이오디젤에 대한 품질을 자동차업체가 법적으로 책임질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바이오디젤은 아직 초기 단계"라며 "만약 바이오디젤로 인해 문제가 생길 경우 자동차업체가 법적 책임까지 지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주장했다.
당장 내달 1일부터 소비자들은 바이오디젤이 얼마나 포함됐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경유를 구매하게 된다. 만약 경유 차량에 문제가 생긴다면 바이오디젤 때문인지 아닌지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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