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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이은 세계 2위 석유 소비국인 중국은 24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측에 "유가가 비싸다"는 압박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의 고위 에너지 당국자는 이날 베이징에서 OPEC측과 회동한 후 기자들과 만나 "유가가 너무 높다는 점을 OPEC측에 전달했다"면서 그러나 "원유를 확보하는데는 (아직까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OPEC간 공식 회동은 지난 2005년 이후 처음이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베이징에서 주요 석유 소비국 회동을 열고 산유권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협의한 바 있다.
OPEC은 지난 2005년 중국과 첫 회동한 자리에서 '중국이 석유시장 문화를 바꿨다'면서 석유 수급과 관련한 '로드맵'을 제시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OPEC측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석유시장에 대한 미국의 오랜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감소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석유시장 관계자들은 미국이 경기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반해 고속 성장이 이어지고 있는 중국이 올들어서도 석유 수요가 4.3% 늘었다면서 이 때문에 석유시장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가는 터키의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공격 등의 지정학적 불안 요소까지 겹치면서 지난주 한때 처음으로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는 등 고공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OPEC의 압둘라 알-바드리 사무총장은 24일 기자들과 만나 11월 1일부터 하루 50만배럴 증산키로 한 지난 9월 합의가 이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OPEC 사무국 간부는 "고유가가 수급 문제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시장 펀더멘털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심리적 불안감이 주요 원인"이라면서 "시장 상황이 정상으로 회복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베이징 로이터=연합뉴스) jk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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